[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한국과 북한 문제 등의 실무를 담당하는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동아태) 차관보에 마이클 디솜버 전 태국 대사를 지명했다. 디솜버 전 대사는 20년 이상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인수합병(M&A)·사모펀드 자문을 수행해 온 전문가로 한국에 대한 이해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디솜버 대사가 차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 지명됐다는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적었다. 이어 "디솜버는 하버드 로스쿨을 우등(마그나 쿰 라우데)으로 졸업했고, 스탠퍼드대에서 학사(계량 경제학)와 석사(동아시아) 학위를 받았다. 석사 논문 주제는 '중국의 핵무기 전략'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마이클이 우리나라를 위해 엄청나게 열심히 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북한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과 관련한 외교 실무를 총괄하는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상원에서 청문회를 거쳐 인준받아야 공식 임명된다. 현재는 전임 바이든 정부 시절인 2021년 9월 임명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차관보가 재직 중이다.
디솜버 전 대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출신이다. 그는 2020년 3월부터 이듬해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임기가 끝날 때까지 태국 대사를 지냈다. 법무법인 설리번 앤드 크롬웰 소속 변호사로 오래 활동하다가 태국 대사로는 최초로 민간 부문 출신 대사로 위촉된 후 정권이 바뀌자 로펌으로 복귀했다. 앞서 디솜버 전 대사는 2017년 3월 임기를 마친 대니얼 러셀 동아태 차관보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설리번 앤드 크롬웰은 홈페이지에서 디솜버 후보자에 대해 "1997년 홍콩으로 이주한 이후 중국, 한국, 동남아 및 기타 아시아 지역에서의 공공 및 민간 인수합병 거래, 레버리지 바이아웃, 합작 투자 및 직접 투자에 업무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인이 한국인으로, 디솜버 전 대사 역시 일상적인 한국어 구사도 가능하며 중국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솜버 전 대사는 작년 3월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태국 대사 임명 당시 과정에 대한 질문에도 "당시에는 태국에 갈 생각이 없었다"며 중국이나 한국 등 더 많은 일을 했던 곳이 더 적합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태국 대사직 종료 후 설리번 앤드 크롬웰 복귀 이후를 묻는 말에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와 지정학적 이슈가 맞물리면서 중국 투자 관련 일감은 줄었다"며 "한국과 대만, 동남아 관련 업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언제나 주요 업무 지역 중 하나"라면서 "다만 최근에는 대만의 비중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