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가파식 관세정책 여파로 미국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금융정보기업 알파센스 집계를 인용해 올해 들어 미국 기업들의 컨퍼런스콜에서 연착륙이 언급된 경우는 7차례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아직 1분기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이전보다 낮게 보면서 지난해 1분기(170회)나 직전 분기(61회)에 비해 언급이 줄어든 것이다.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가계 재정 악화에 대한 미국인의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기업 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소기업 심리가 3개월 연속 약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효과를 잠식했다고 발표했다. JP모건체이스는 극단적 정책을 이유로 올해 미국 침체 확률을 종전 30%에서 40%로 올렸고, 시티그룹은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자영업자들 사이에도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에 따르면 2월 소기업 불확실성 지수는 104로, 1월(100)과 견줘 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973년 이후 작년 10월(11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2월 소기업 낙관지수도 100.7로 1월(102.8)에서 1.1포인트 하락했다. 낙관지수는 지난해 10월 93.7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11월 101.7로 사상 최대 폭 상승했다. 이후 12월 105.1로 더 올랐다가 올해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NFIB는 보고서에서 "여러 이유로 인해 메인 스트리트의 불확실성이 높고 증가하고 있다"며 "경제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사태를 촉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태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과도기가 있다"고 말해 시장 심리를 흔들었으나 이날에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워싱턴DC의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열린 주요 기업 CEO들과의 만남에선 관세효과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오히려 외국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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