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에서 대두를 대체할 수 있는 고단백 옥수수 품종이 개발된 가운데 미국산 수입 대두 수입을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인 옌젠빙 중국 화중농업대학 총장이 최근 막을 내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인터뷰에서 동물사료용 대두를 대체하도록 단백질 함량을 높인 새로운 옥수수 품종을 여럿 개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새로 개발된 옥수수는 평균 단백질 함량이 10%로 일반 옥수수 대비 2%포인트 높다. 이미 경작면적이 1000만무(畝·1무는 약 667㎡) 이상이라고 옌 총장은 설명했다.
그는 "보통 사료에서 옥수수는 에너지원, 대두박(대두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부산물)은 단백질원"이라며 "중국의 작년 옥수수 총생산량은 2억9000만t인데 옥수수의 단백질 함량을 1%만 높여도 단백질 290만t이 추가되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대두 수입량을 700만∼800만t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옌젠빙은 최근 옥수수 알갱이의 수분 함량을 줄이는 핵심 유전자를 발견했는데, 이를 통해 수확 기간에 옥수수 알갱이를 빠르게 탈수시켜 기계 수확 수준을 크게 향상할 수 있었다고 광명망은 전했다.
SCMP는 중국의 수입 농산물 의존도가 높아져 식량안보에 위협이 되고, 특히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따라 농산물이 잠재적 쟁점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 새로운 옥수수 품종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에서는 육류와 유제품 수요가 늘면서 돼지 등 가축 사료용 대두를 대거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1억5000만t이었다.
중국의 대두 수입은 세계 곡물 무역량의 60%를 차지한다. 미국과 브라질이 주요 공급국이다. 중국은 10년 전 수입 대두의 40%를 미국에서 들여왔으나 미·중 갈등으로 최근 수년간 수입선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대두 수입량에서 미국산 비중은 여전히 20% 이상이다.
이러한 대미 의존도는 중국의 식량안보 측면에서 잠재적인 전략적 약점이면서 미국을 상대로 무기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중국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10%' 관세 인상 조치를 밀어붙이자 대두를 비롯한 미국산 농축산물에 10∼15%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앞서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8년에도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해 미국에 타격을 입혔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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