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미국의 달걀 가격이 연일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미 정부가 고병원성 조류독감(조류 인플루엔자·AI) 유행을 막기 위한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달걀값 폭등 속에서 닭 백신 연구 본격화에 돌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달걀 가격 안정화를 위해 15억달러(약 2조1800억원) 규모의 대책을 내놓으며 질병 연구와 백신 개발에 1억달러(약 1453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류독감 재유행이 현재 달걀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이후 조류독감으로 인해 1300만마리가 넘는 산란계가 폐사하거나 살처분됐고, 달걀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급상승했다. 미국 내 달걀 12개의 평균 가격은 2021년 1월 1.47달러(약 2100원)에서 지난달 4.95달러(약 7200원)로 237% 급등했다. 현재 소비자들이 접하는 달걀(12개) 가격은 최고 10달러(약 1만4500원)가 넘는 상황이다.
백신이 사용될 경우 이 같은 현상을 막을 수 있으나, 사육업계는 "백신이 닭고기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전염병이 발생하더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닭을 도살하는 것이 백신 접종보다 더욱 경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육계는 6~8주에 도살돼 달걀을 생산하는 닭보다 감염 확률이 낮아 산란계 업계에 비해 위험성이 낮기 때문이다. 아울러 육계 사육업계는 미국 동남부에 집중돼 있어 지리적으로도 중서부에 위치한 산란계 업계보다 발병 위험이 적다.
한편 이 같은 '에그플레이션'(eggflation, 달걀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현상이 벌어지자 현지인들은 자신의 집 뒤뜰에서 직접 닭을 키우기 시작했다. 지난달 16일 현지 매체 악시오스는 가정에서 닭을 키우는 미국인이 1100만 가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2018년까지만 해도 닭을 키우는 가정이 580만 가구로 추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6년여 만에 2배 수준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닭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인기 있는 반려동물로 올라서게 됐다.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 역시 "일반 가정의 뒷마당에서도 닭을 더 쉽게 기를 수 있도록 장려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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