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고물가와 내수 침체 장기화로 제품 가격을 정상가보다 대폭 낮추는 '마감 세일' 때에만 사람이 몰리는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대형 마트 테스코가 새로운 시도를 해 화제다. 테스코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자선단체와 직원들에게 우선 제공한 후 그래도 남은 것은 '노란 스티커'를 붙여 고객들이 무료로 가져갈 수 있게 했다.
13일(현지시각) 인디펜던트,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스코는 일부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저녁 9시 30분 이후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에 '0파운드'로 표시된 노란 스티커를 붙여 무료로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높은 물가에 소비자들이 먹거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감 세일에 몰리자 테스코는 기존 최대 90%까지만 할인하던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테스코는 이 정책을 시행하면서도 기존처럼 팔리지 않은 식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테스코 이번 시범 사업에 대해 "우리는 식품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항상 모색해왔다"며 "매장에서 팔리지 않은 식품을 자선단체와 지역사회 단체에 제공하고 있으며 매월 수백만명 분량의 식사를 기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시범 사업은 노란 스티커가 붙은 식품을 자선단체와 직원들에게 먼저 제공한 이후 남아있는 것에 한해 고객들이 무료로 가져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기한 임박 품목 세일은 현재 여러 나라에서 시도되고 있다. 일본 훼미리마트는 눈물을 글썽이는 귀여운 주먹밥 캐릭터가 '도와주세요(たすけてください)'라고 외치는 마감 세일 스티커로 소비자 시선을 붙잡는다. 훼미리마트 측은 "식품 폐기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 조사를 실시했는데 단순한 가격 할인 혜택만 안내할 것이 아니라 '도와주세요'라는 직설적인 메시지를 더하면 효과가 높을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면서 "감정에 호소하는 스티커 디자인이 유통기한 임박 식품 판매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도 마감 할인 상품 식품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는 최대 할인율 40%를 적용해 오후 8시부터 마감 할인을 한다. 롯데마트도 지점별로 재고에 따라서 오후 6시부터 각 마트 영업 종료 시까지 마감 할인 제품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동원F&B의 자사몰 동원몰의 경우 소비기한 임박 제품을 한데 모아 할인하는 아울렛 코너가 최근 인기다. 소비기한이 50% 미만 남은 가공식품을 비롯해 신선식품, 음료까지 구비했다. 오뚜기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내 자사몰을 통해 소비기한 임박 제품을 할인 판매 중이다.
마감 할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국내 편의점 업계도 소비기한이 다 돼 가는 폐기 직전 상품을 마감 세일 명목으로 할인 판매하고 있다. GS25는 2023년 11월 소비기한이 3시간 이하로 남은 FF상품(김밥, 도시락 등)을 최대 45%까지 할인하는 마감 할인 서비스를 시범 론칭했다. GS25에 따르면 마감 할인 서비스를 시작한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관련 상품 누적 판매량은 52만개를 넘겼다. 앞서 세븐일레븐도 2020년부터 점주가 자율로 폐기가 임박한 상품을 지정해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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