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인도네시아의 한 교도소에서 50여 명의 수감자가 탈옥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은 지난 11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특별자치주(州)에 있는 동남아체 쿠타카네 교도소에서 수감자 52명이 탈주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교도소 식당에서 식사를 배식하던 중에 잠겨 있던 3개의 보안 문을 부수고 건물을 빠져나갔고, 담장을 뛰어넘어 교도소와 연결된 도로로 뛰쳐나갔다.
탈옥한 수감자들이 거리를 달리는 모습이 찍힌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했다. 일부 수감자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교도소 지붕 위를 달리기도 했다. 탈옥수 대부분은 마약 사범으로 전해졌다.
이에 현지에서는 교도관과 경찰뿐만 아니라 인근 시민들도 탈옥수를 추격했다. 지난 13일 기준 탈옥수 24명은 체포됐으나 나머지 28명은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니 수마르소노 동남아체 경찰서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도주할 경우 더 높은 형량을 받게 되니 자수하라”고 촉구했다.
경비가 허술한 데다 과밀수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 교도소에서는 이 같은 집단 탈옥 사태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특히 과밀수용은 인도네시아의 고질적 문제다. 현지 법무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교도소와 구치소 수용 정원은 14만5000여 명이지만 수감 인원은 2배인 27만4000여 명에 달한다.
쿠타카네 교도소 역시 수용 가능 인원은 100명이나, 탈옥 당시에는 무려 3배 이상인 368명이 수용 중이었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교도소 과밀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새 교도소를 추가로 건설할 것”이라며 “사건이 발생한 교도소 수감자 일부는 다른 지역 교도소로 이송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9년에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한 교도소에서 폭동과 구금 시설의 화재를 틈타 최소 100명의 수감자가 탈출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당국은 115명의 탈옥자를 체포했으나 수십명은 여전히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도 아체주의 주도인 반다아체의 람바로 교도소에서 113명이 이슬람 기도시간을 이용해 탈출했으며, 이 가운데 90명이 잡히지 않았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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