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일본인 남녀 관광객이 세계문화유산인 중국 만리장성에서 부적절한 포즈로 사진을 찍어 추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TBS 등 현지 언론은 지난 1월 초 중국 베이징 만리장성에서 사진을 찍던 일본인 남녀 관광객이 2주간 구금에 이어 추방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20대로 관광을 하기 위해 만리장성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촬영 당시 남성 관광객은 엉덩이를 드러내고 있었고, 함께 있던 여성이 그 모습을 찍었다. 이들은 곧바로 경비원에게 붙잡혀 끌려갔다. 중국 공공장소에서 하반신을 노출하는 행위는 치안관리처벌법으로 처벌한다. 이에 이들은 약 2주간 구금된 후 강제 추방됐다. 이들 남녀는 중국 베이징 주재 일본 대사관에 "나쁜 장난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명 관광지에서 과도한 노출을 하거나 노출 기념사진을 찍어 물의를 빚는 일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2022년에는 이탈리아 아말피의 성 안드레아 대성당 계단에서 나체로 사진 촬영을 하던 영국인 일당 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한 여성이 빨간색 천 하나를 몸 전면에만 간신히 걸친 채 포즈를 취하고 있으며, 남성은 몇 계단 아래에서 여성을 촬영하고 있다. 반바지를 입은 또 다른 여성은 나체 여성이 두른 천을 정리하고, 포즈를 잡아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촬영 허가 없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에 "그저 아말피 해변을 추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며 "공개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에는 3년 전 러시아 모스크바의 성 바실리 대성당 앞에서 가슴을 드러내고 영상을 찍은 우크라이나 여성 모델에게 러시아 당국이 뒤늦게 국제 수배령을 내린 일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국적 모델 롤리타 보그다노바(24)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2021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있는 성 바실리 대성당 앞에서 상의를 들어 올려 가슴을 노출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1561년 지어진 성 바실리 대성당은 게임 '테트리스'의 배경화면으로 잘 알려진 모스크바의 상징적 건물이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다. 보그다노바의 노출 사실이 알려지자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은 동방교회에서 공경받는 바실리오 성인을 모시는 신성한 교회 앞에서 그가 불경스러운 행위를 한 데 대해 매우 불쾌해했다. 보그다노바는 노출 영상에 대해 뒤늦게나마 사과하면서도 "해당 영상은 몇 년 전에 촬영됐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탈리아 유명 휴양지인 소렌토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에서는 상의를 탈의하거나 해변이 아닌 곳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면 벌금을 불린다. 벌금은 최대 500유로(약 75만원)에 이른다. 마시모 코폴라 소렌토 시장은 당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조례에 서명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옷을 벗고 다니는 행동은 지역 주민은 물론 다른 관광객도 불편하게 만든다"며 "도시 주민들의 삶의 질은 물론, 도시의 이미지에 해를 끼쳐 관광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칼라브리아주의 해변 도시 프라이아 아 마레는 부적절한 복장은 물론 맨발로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마요르카도 수영장을 제외한 지역에서 수영복만 입고 돌아다니면 고액의 벌금을 부과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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