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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생리대·기저귀 폐기물 재포장해 판매한 업체…中 전역 '발칵'
    입력 2025.03.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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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중국에서 폐기 처리된 유명 브랜드의 생리대와 기저귀를 새 상품으로 포장해 판매한 업체가 적발돼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산둥성 지닝시의 '량산 시시 제지 제품 유한회사' 공장 창고에 생리대와 기저귀 폐기물이 가득 쌓여 있다. 중국 국영 중앙방송(CCTV) 캡처

중국 국영방송 CCTV의 대표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3·15 완회'는 전날인 15일 중국 산둥성 지닝시의 '량산 시시 제지 제품 유한회사'에 잠입해 유명 업체의 생산 공정에서 탈락한 불량 제품이나 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고발했다. CCTV 취재진이 찾은 업체 창고 바닥에는 수백t의 생리대와 기저귀 폐기물이 널브러져 있었다. 업체는 t 단위로 들어오는 이 산업 폐기물 가운데 심한 손상이나 얼룩 등이 없는 비교적 온전한 상태인 기저귀와 생리대를 선별했다. 중국 내 10위권에 드는 생리대 업체인 '즈요우뎬'이나 유명 유아용품 업체인 '마이쿠쿠' 등의 상표도 카메라에 잡혔다. 바닥에서 탁자로 옮겨진 폐기물들은 직원이 하나하나 두들겨 푹신한 상태로 되돌린 뒤 새 포장지에 채워 밀봉했다. 이 과정에 위생 및 살균 장비는 없었다.

재포장된 생리대와 기저귀는 인터넷 쇼핑몰을 거쳐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됐다. 폐기물을 t당 260~1400위안(약 5만 2000~28만원)에 구매한 뒤 재포장해 t당 7000~8000위안(약 140만~160만원)에 판매했다. 쓰레기를 약 30배의 폭리를 취하며 판매하는 셈이다. CCTV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발견된 두 상품의 판매량은 각각 5만 7000개와 2만 1000개였다"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매년 약 2만t의 폐기물을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산둥성 지닝시의 '량산 시시 제지 제품 유한회사' 공장에서 직원이 폐기된 '2급' 생리대와 기저귀를 새 제품으로 포장하고 있다. 중국 국영 중앙방송(CCTV) 캡처

해당 보도 이후 중국 전역이 발칵 뒤집어졌다.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리퍼 생리대'라는 단어가 핫이슈 키워드 상단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여성 소비자들이 큰 불안에 떨고 있다. 중국의 SNS 웨이보에서 한 누리꾼은 과거 여러 겹의 천을 덧대어 만든 천 생리대 사진을 첨부하여 "차라리 천 생리대를 쓰는 것이 훨씬 안전해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또 딸을 둔 40세 여성이라고 밝힌 다른 누리꾼은 바이두에 "딸과 나는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며 "일반인들은 좋고 나쁨을 구별할 수가 없는데 왜 이런 자격 없는 제품이 유통되도록 두는가"라고 토로했다.

방송에서 언급된 유명 생리대·기저귀 업체들은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즈요우뎬'은 "불량 원자재의 불법 재활용을 철저히 조사하고, 폐기물이 업계 표준에 따라 파기되도록 처리 과정을 엄격히 규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피'와 '촨몐스다이'는 각각 "해당 회사는 우리 회사와 협력 관계가 없으며, 어떤 허가나 공급도 한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리퍼 생리대', '리퍼 기저귀'로도 만들지 못한 폐기물은 분해되어 재활용 원료가 됐다. 담뱃갑과 마스크 등 각종 쓰레기와 뒤섞인 생리대 및 기저귀 폐기물은 분해 과정을 거쳐 목재 펄프와 고흡수성 수지로 생산됐다. 중국 내 법규를 보면 재활용 원료를 일회용 위생 제품에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업체 대표는 "재활용 소재가 고객들에게 매우 인기 있다"라고 밝혔다.

방송 이후 지닝시 당 위원회와 시 정부는 시장 감독, 보건 담당, 공안 등으로 구성된 합동 팀을 구성해 수사에 들어갔다. 당국은 실제 판매 금액에 따라 해당 행위와 관련된 이들이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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