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12·3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한국의 민주주의 지표가 한 단계 후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경향신문은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Dem)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 2025’에서 한국을 기존 ‘자유민주주의’보다 한 단계 아래인 ‘선거민주주의’로 분류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소는 전 세계 179개국의 정치 체제를 자유민주주의, 선거민주주의, 선거 독재 정치, 폐쇄된 독재정권 등 4단계로 분류한다. 선거민주주의는 자유롭고 공정한 다당제 선거, 만족스러운 수준의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는 체제를 뜻한다. 자유민주주의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행정부에 대한 사법적·입법적 통제, 시민적 자유 보호, 법 앞의 평등 보장이 추가돼야 한다.
해당 보고서에서 한국은 1년 전까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다. 다만 당시에도 '독재화가 진행되는 나라'로 처음 소개된 바 있는데, 이번 보고서에서는 선거민주주의 국가로 한 단계 떨어진데다 여전히 독재화가 진행 중인 나라로 분석됐다. 또 헝가리·몰도바·루마니아 등과 함께 언론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가 크게 후퇴한 나라로 언급됐다.
다만 연구진은 전 세계의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봤다. 권위주의 진영이 이끄는 국가 및 지역의 수는 91개로 22년 만에 민주주의 국가의 수(88개)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 아르헨티나, 인도, 인도네시아 등 영향력 있는 지역 인구 대국에서 독재화가 진행됐으며 벨라루스, 헝가리, 세르비아 등 동유럽 국가의 민주주의 후퇴가 두드려졌다. 반면 자유민주주의 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덴마크로 분석됐다. 이어 에스토니아, 스위스, 스웨덴 순이었으며 미국이 24위, 일본 27위다.
연구진은 “허위 정보와 정치적 양극화, 독재화는 종종 함께 진행되면서 서로를 강화한다”며 “독재 정부는 의도적으로 부정적 감정을 부풀리고 사회 내 불신감을 조성하고 양극화를 부추기기 위해 허위 정보를 이용한다”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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