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시진핑 국가주석이 다음 주 미국 퀄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를 비롯한 글로벌 CEO들이 23~24일 열리는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출국할 예정이며, 이 중 일부가 시진핑 주석을 28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발전포럼은 매년 중국이 세계 주요 재계 인사를 초청해 경제 현안을 논의하며 투자 유치를 모색하는 행사로 지난 2000년 탄생했다.
올해 중국발전포럼 초청자 명단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 창립자 스티븐 슈워츠먼,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미국 스마트폰 칩 업체 퀄컴의 크리스티아누 아몽, 글로벌 보험사 처브의 에반 그린버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등 글로벌 기업 CEO 72명이 포함돼 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번 포럼에 해외 기업 CEO 약 20여명이 참석하며, CEO들이 시 주석과 만나려면 포럼 폐막 후 며칠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참석자 명단은 아직 조율 중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에도 중국발전포럼이 개최된 지 이틀 뒤인 3월27일 포럼에 참가했던 CEO 20여명 등 정·재계 인사들과 만났다.
스티브 데인스 미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치명적인 펜타닐" 문제를 언급할 예정이라고 적었다. 펜타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배경이다.
시 주석이 글로벌 CEO들과 만남을 추진하는 이유는 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자칫 올해 목표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관세전쟁이 격화하면 중국이 수출주도형 경제전략을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어, 이로 인한 성장 공백을 글로벌 투자 유치로 상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게다가 미·중 통상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베이징이 지금까지 기피해온 대규모 경기 부양책 카드를 꺼내야 할 수도 있다.
FT는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을 방어하기 위해 중국에 대대적으로 투자해온 글로벌 기업인들의 지원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도 시 주석은 글로벌 CEO와 만난 자리에서 "워싱턴과 베이징이 분리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고,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중국은 최근 기업 친화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행보를 지속해왔다. 시 주석이 지난달 17일 민영기업 심포지엄에 참석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등 중국 주요 기업가들과 만난 것이 대표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과 고위급과의 회동에서 알 수 있듯이, 베이징이 기업 지지자로 중국을 내세우려고 하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또 시 주석과 글로벌기업 CEO와의 회동에 대해 "중국이 기업에 개방적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가 추구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대조된다"고 평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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