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인간과 같은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이 향후 5~10년 이내에 등장할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 전망했다.

CNBC 등에 따르면 허사비스 CEO는 이날 런던 구글 딥마인드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향후 5~10년 안에 많은 (AI) 기능이 전면에 등장하고 우리가 AGI라고 부르는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사비스 CEO는 AGI를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복잡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의했다. 그는 현재 인공지능(AI) 수준에 대해 "특정 분야에서는 매우 인상적이지만, 할 수 없는 것들도 많다"며 "목표(AGI)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5~10년 안에 이러한 기능의 상당수가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며, 우리가 AGI라 부르는 것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을 뛰어넘는 AI는 인공지능 초지능(ASI)이라 부르며 "ASI는 AGI 이후에 등장하며 인간의 지능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그런 획기적인 일이 언제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허사비스 CEO가 전망한 시기는 다른 기술 기업 경영진이 예상한 것보다 늦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AGI 등장 시기를 2026년으로 내다봤고,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픈AI 대항마'로 불리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지난 1월 "향후 2~3년 안에 거의 모든 작업에서 대부분의 인간보다 뛰어난 AI가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또 지투 파텔 시스코 최고 제품 책임자는 지난달 "2025년에는 AGI가 작동하는 의미 있는 증거를 보게 될 것"이라며 "ASI는 기껏해야 몇 년 후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허사비스 CEO는 AGI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현재의 "AI 시스템이 현실 세계의 맥락을 이해하는 수준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을 꼽았다. 예컨대 바둑 같은 게임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자율적으로 작업을 완료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이를 현실 세계로 가져오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는 "문제는 우리가 계획 아이디어와 AI 에이전트의 행동, 계획 및 추론을 얼마나 빠르게 일반화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런 다음 그것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도록 일반화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중 에이전트(Multi-Agent·여러 개 독립적인 AI 에이전트가 서로 협력·경쟁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 간 상호작용이 AGI 발전에 필수적"이라며 딥마인드가 과거 인기 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 AI 에이전트들이 경쟁하거나 협력하도록 학습시켰다고 말했다.

허사비스 CEO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친 알파고를 만든 AI 개발자다.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고 약물과 상호 작용을 예측하는 AI 모델 '알파폴드' 시리즈를 개발해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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