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인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가 백악관 일대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18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해당 사실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스타링크의 정확한 설치 시점은 알 수 없다. 다만,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를 시작한 이후 백악관과 그 옆 아이젠하워 행정동 등 일대에서 스타링크 접속이 가능해졌다.
스타링크는 머스크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작업에 중심적 역할을 하는 총무청(GSA)에도 최근 몇 주 새 설치됐으며, 연방기관 몇 군데도 스타링크와 계약을 맺었다.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스페이스X 위성에서 전송된 신호를 수신하는 직사각형 안테나가 필요하다. 이에 백악관에 안테나를 물리적으로 설치하는 대신 몇㎞ 떨어진 백악관 데이터센터를 통해 전송받는 방식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스타링크가 서비스를 기부했으며 백악관 법률고문실의 검토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와이파이 시스템이 과부하 상태였다고 부연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셀룰러 서비스가 되지 않는 등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스타링크 설치를 이전의 통상적인 인터넷 개선 조치와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NYT는 광섬유 케이블이 이미 연결된 백악관에서 스타링크로 인터넷 서비스가 대단히 확대되는지는 불분명하고 꼬집었다. 또, 스타링크를 이용한 통신이 암호화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머스크가 스타링크를 포함해 정부 규제를 받거나 정부와 계약을 맺은 회사를 여럿 운영하는 점도 문제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이자 고액 기부자로서의 지위와 사업적 이해관계가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 최고정보책임자를 지낸 클레어 마토라나는 매체에 "통상적으로는 누군가가 정부에 기술을 그저 건넬 수는 없다"면서 "백악관 담당자가 제대로 보안이 되는지 확인하고 새 시스템을 승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이버보안 컨설팅 전문가 제이크 윌리엄스는 "아주 드문 일"이라면서 "그런 일을 들어본 적이 없다. 또 다른 공격의 지점을 들여오는 일인데 뭐 하러 그런 위험을 들여오나"라고 반문했다.
NYT는 "위성 서비스에 기반한 스타링크는 통상적으로 긴급 상황이나 외딴 지역에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미 인터넷 선택지가 충분한 워싱턴DC의 연방 건물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통신 서비스를 지원해 온 일론 머스크가 스타링크 서비스를 차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현지시각) 머스크는 "스타링크가 없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모든 다른 통신을 방해할 수 있다"라며 "우크라이나의 전선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두거나 (스타링크 서비스를) 협상 카드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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