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 경제가 고전하는 가운데 공장·건설현장·학교·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금 체불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관련 영상과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지난 20일 중국 쓰촨성 이빈시 핑산현에 있는 한 방직공장에서 직원 원씨가 임금 체불 문제로 공장장과 말다툼을 벌이다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화재는 약 37시간 만에 진화됐으며 재산 피해액이 수천만 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인터넷에서는 원씨가 임금 800위안(약 15만원)을 못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네티즌들은 월급이 800위안밖에 안 되느냐며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공감을 표했고 일부는 그를 '800형'(800哥)이라고 부르며 영웅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핑산현 당국은 해당 공장에서 원씨의 방화로 화재가 발생한 것은 맞으나 원씨의 3월 급여가 4000위안(약 76만원) 이상이라며 일축했다. 당국은 또한 원씨가 지난달 말 사직 의사를 밝혔고 이달 15일 잔여 급여 등 5370위안(약 102만원)을 정산받았다면서 이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구류와 벌금 등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번 방화 사건은 최근 중국 곳곳에서 임금체불 항의 시위가 일어나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RFA는 전했다.
지난 22일에는 광둥성 선전시에 있는 메이디(美的·Midea)의 가전제품 세척 서비스 시웨쟈 사무소에서 직원들이 밀린 임금을 요구하며 9시간 동안 농성을 벌였고, 19일에는 중국철도그룹 자회사 중국철도제7그룹이 맡은 양신고속도로 토목공사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영상이 SNS에 올라왔다.
또, 광시성 난닝시에서는 지난 16일부터 광시송변전건설회사 건물 앞에서 건설 노동자 30여명이 장기 체불 임금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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