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보당국 인용해 보도…"북, 실전에서 성능 시험 원해"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북한이 러시아에 자주포와 개량형 방사포를 지원해 이 중 일부가 쿠르스크로 배치됐다고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북한이 국내에서 생산한 170㎜ M-1989 자주포 50문과 유도탄 발사가 가능한 개량형 240㎜ 방사포 20문을 최근 몇 주간 러시아에 공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FT에 따르면 M-1989 자주포는 1989년 생산됐으며 사정거리는 60㎞다. 개량형 방사포는 구소련의 BM-27을 바탕으로 제작된 무기체계로,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유도 기능이 적용된 신형 240㎜ 방사포 시험 사격에 참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이 이 무기들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장에서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해 일부를 점령한 러시아 서부 도시로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탈환전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FT에 북한이 이 무기들을 실전에서 운용하며 성능을 시험해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자주포와 개량형 방사포를 지원하기 전에는 러시아에 탄도미사일과 포탄을 공급했으며, 그 대가로 미사일 관련 기술과 함께 현금을 제공받았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북한군 파병과 무기 지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를 찾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을 만난 뒤 "쿠르스크에서의 북한군 활동과 북러 협력이 제기하는 모든 위협을 (일본 외무상에게) 알렸다"며 "러시아가 북한을 현대전에서 훈련하는데 이는 훨씬 더 광범위한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자주포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은 앞서 소셜미디어에서 관련 사진이 공유되며 확산했다.
엑스(X)의 우크라이나 전문 군사·분쟁 뉴스 계정 'Status-6'는 지난 14일 "북한의 M-1978/1989 곡산 170㎜ 자주포가 러시아로 추정되는 곳에서 기차로 운송되는 사진을 러시아 채널이 게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이 찍힌 곳은 러시아 중부의 크라스노야르스크로 추정됐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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