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크라 외무, 북한산 미사일 파편 들고 유엔 나와 북러협력 비판
    이지헌 기자
    입력 2024.11.19 09:04

안보리서 KN-23 조각 내보이며 "北, 러에 핵·미사일 기술 원해"

美대사 "北 파병, 현대사 전례없어"…황준국 "북한 군복무, 노예제와 유사"

러 대사, 우크라 장거리미사일 허용 두고 "젤렌스키에 자살 허가" 비판

북한산 KN-23 미사일 파편 손에 쥔 우크라 외무장관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19일(현지시간)로 1천일을 맞는 가운데 18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고위급 회의에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이사국들의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떨어진 북한산 KN-23 탄도미사일의 파편 조각을 손에 들고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지원 및 파병을 비난했다.

안보리는 11월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의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 주재로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고위급 공식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평화 및 안보 유지를 의제로 논의했다.

래미 장관은 이날 안보리 연설에서 "푸틴은 며칠 만에 승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전쟁이 1천일이 돼가면서 수많은 병사들을 잃었다"며 "그는 이제 북한에서는 병력을, 이란에서는 탄도미사일을 구하려 하고 있다. 이런 행위에는 단호한 대응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크렘린궁은 북한에 도움을 청했고, 처음엔 무기 이제는 병력을 요청했다"며 "최소 1만명의 북한군이 서부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 작전을 개시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현대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최근 100여년 동안 러시아는 자국 영토에 외국 군대를 받아들인 적이 없다. 또한 이는 안보리 다수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문제 논의하는 유엔 안보리 회의장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한국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전투 참여를 확인했다고 언급하며 "한국전쟁 이후 북한군이 약 1만1천명이라는 대규모로 실제 전투에 참여한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더 우려되는 것은 북한의 파병이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보고서를 인용해 병영국가인 북한의 장기 군 의무복무제가 노예제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황 대사는 "김정은은 모스크바의 절박한 상황을 악용해 연료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을 받아낼 수 있다"며 "한국은 안보를 위협하는 불법 군사협력에 대응하고자 우리 파트너들과 함께 상황 전개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 당사국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도 "러시아는 이제 이란과 북한 같은 불량 국가들과 나란히 연대하고 있다"며 "북한 병력의 전쟁 관여는 분쟁 고조 및 글로벌 전쟁 확산의 새로운 수준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은 금속 조각을 손에 들어 보인 뒤 "이것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북한산 KN-23의 실제 파편"이라고 소개하면서 "이는 500㎏의 폭발물을 운반할 수 있으며 지난 13일에도 키이우 인근 양조장을 타격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시비하 장관은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새로운 미사일 기술과 핵무기, 그리고 다른 군사 프로그램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 사용을 허용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자살 허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네벤자 대사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젤렌스키에게 '자살 허가'(suicidal permission)를 해줬다고 한다"며 "조 바이든은 아마도 잃을 게 없을 테지만, 영국과 프랑스 지도자의 근시안적 태도에 우리는 충격받았다"라고 말했다.

안보리 발언하는 네벤자 러시아 대사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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