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삼성카드가 지난해 순이익 기준 10년 만에 카드업계 1위에 오르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내실경영의 성과를 입증했다. 올해 벤처투자 전문가인 김이태 대표가 수장에 오르면서 그간 쌓아 올린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6646억원이다. 이로써 지난 2014년부터 순이익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를 밀어내고 업계 1위에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호실적 배경으로는 김대환 전 대표가 지속적으로 실천한 내실경영 기조가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김 전 대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재임하면서 고금리 환경을 극복하고자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경영 전략을 구사하며 삼성카드의 내실을 다졌다.

그럼에도 삼성카드는 안전 경영보다 공격적 시장 공략을 선택하며 임기를 1년 남긴 김 전 대표 대신 김이태 대표를 선임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삼성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김 대표를 추천하며 “금융분야 경험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통해 기존의 결제, 금융사업을 넘어 디지털, 데이터 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영역으로의 확장을 리딩할 것”이라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그간 건전 경영을 통해 탄탄한 기초체력을 다진 만큼 향후 김 대표가 공격적인 투자와 신사업 발굴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 대표는 1990년 서울대 경영학 학사 졸업하고 2001년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재무학 박사 학위를 획득했다. 이듬해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서기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과 국제금융과장 등을 역임한 뒤 2016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경영지원실 전략그룹장, 대외협력팀장을 지낸 뒤 2023년부터는 삼성벤처투자 대표를 맡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삼성벤처투자의 순이익을 전년 대비 996.7% 증가한 239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문화를 회사 전반에 이식하며 성장 가속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김 대표가 삼성벤처투자를 급성장시킨 인물인 만큼 신사업 발굴을 위해 계열사는 물론 타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대표는 올해 경영 전략으로 '딥체인지(Deep Change)'를 주문하며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 강조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딥체인지로 대내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 지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데이터 역량 지속 강화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확장해야 한다”며 “시장 변화와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위협과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삼성카드는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등과 함께 구성된 삼성금융네트웍스 외에 타 금융회사들과도 손을 잡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과 함께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을 다음달 출시할 계획이다. 해당 상품은 삼성금융통합 앱인 '모니모'와 연동되는 수시입출금통장으로, 지난해 9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모니모는 지난해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높은 성과를 자랑했지만, 은행 관련 서비스가 부재하고 인앱 결제 불가능해 타 금융사들과의 연계가 간절한 상황이었다.

아울러 삼성금융의 스타트업 협업 프로그램인 'C-Lab Outside(씨랩 아웃사이드)'의 역할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씨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핀테크 기업인 '어니스트AI'와 카드금융 서비스 관련 리스크와 수요를 동시 고려한 심사 모형 검증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